칼랑코에 꽃 다시 보려면, 지금부터 밤에 불을 꺼 주세요
작년 겨울에 꽃이 가득 핀 칼랑코에를 들였는데, 올해는 잎만 무성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대부분 식물이 약해서가 아니라 밤이 너무 밝아서예요. 오늘 이야기는 꽃집에서 흔히 보는 칼랑코에(Kalanchoe blossfeldiana) 기준이에요. 같은 칼랑코에 속이라도 잎에 새끼가 달리는 '천손초' 계열이나 '월토이'처럼 잎을 보는 종류는 꽃 피우는 방식이 달라서 여기 해당하지 않아요. 한국 실내, 10월 말~겨울 기준으로 적었어요. ■ 왜 밤이 중요할까요 칼랑코에는 밤이 길어져야 꽃눈을 만드는 '단일식물'이에요. 대략 하루에 14시간쯤 깜깜한 밤이 6주 정도 이어지면 꽃눈이 생기기 시작해요. 그런데 이 어둠이 중간에 잠깐이라도 끊기면(거실 등, TV 불빛, 창밖 가로등) 식물은 아직 낮이 길다고 느껴서 꽃눈을 미뤄요. ■ 지금 해 볼 것 1. 저녁 6시쯤부터 다음 날 아침 8시쯤까지 불빛이 안 닿는 곳에 두세요. 쓰지 않는 방이나 베란다 쪽 창가가 좋아요. 매일 옮기기 번거로우면 큰 종이상자를 저녁에 덮어 두는 방법도 있어요. 2. 낮에는 다시 밝은 창가로 꺼내 주세요. 어둡게 하는 건 밤만이에요. 낮까지 어두우면 꽃눈을 만들 힘이 없어요. 3. 밤 기온은 1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게 해 주세요. 베란다에 둔다면 11월 들어 밤 기온이 내려가는 날부터는 실내로 들이는 게 안전해요. 4. 물은 흙이 손가락 한 마디 깊이까지 말랐을 때 주세요. 잎이 통통한 다육질이라 겨울엔 과습으로 밑동이 무르는 일이 더 흔해요. 이렇게 6주쯤 지나 잎 끝에 작은 봉오리 무리가 보이면 그때부터는 평소 자리로 돌려놔도 돼요. 품종과 집 환경에 따라 꽃이 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꽤 차이가 나서, '몇 월 며칠에 핀다'고 딱 잘라 말씀드리긴 어려워요. ■ 반려동물 있는 집은 꼭 확인하세요 칼랑코에는 개·고양이에게 독성이 있는 식물로 분류돼요(강심배당체 계열 성분). 잎을 씹으면 구토나 설사를 할 수 있고, 많이 먹으면 심장 박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아이 손이나 반려동물 입이 닿지 않는 높이에 두시고, 먹은 것 같으면 바로 동물병원에 문의해 주세요. ■ 꽃이 지고 나면 시든 꽃대는 아래쪽 잎 한두 마디 위에서 잘라 주세요. 화분 흙이 오래돼 물이 잘 안 빠진다면 꽃이 진 봄에 배수가 잘 되는 흙으로 갈아 주는 게 좋아요. 다육 흙에 난석 같은 굵은 알갱이를 섞어 주면 겨울 과습을 막는 데 도움이 돼요. 혹시 지금 칼랑코에가 잎만 길쭉하게 늘어지고 있다면, 그건 빛이 부족하다는 신호예요. 그럴 땐 밤을 어둡게 하기 전에 낮 자리부터 더 밝은 곳으로 옮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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