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일주일에 한 번', 그 말대로 주면 가을부터 과습이 와요
식물을 들이면 제일 먼저 듣는 말이 '일주일에 한 번 물 주세요'예요. 여름엔 그럭저럭 맞는데, 9월 말부터는 이 말이 식물을 죽이기 시작해요. (한국 아파트 실내, 난방 켜기 전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 왜 가을에 틀어지나요 흙이 마르는 속도는 달력이 아니라 온도·빛·바람이 정해요. 가을이 되면 해가 짧아지고 밤 기온이 내려가서, 같은 화분이라도 흙이 마르는 데 여름보다 훨씬 오래 걸려요. 식물도 자라는 속도를 늦추니까 물을 덜 먹고요. 그런데 날짜는 그대로 7일마다 오잖아요. 흙이 아직 젖어 있는데 또 물이 들어가고, 뿌리는 숨 쉴 틈 없이 계속 젖은 채로 있게 돼요. 가을·초겨울에 '갑자기' 잎이 노래지고 밑동이 무르는 일이 많은 이유예요. ■ 날짜 대신 이렇게 확인해 보세요 1. 손가락 한 마디 — 흙에 손가락을 2~3cm 넣어 보세요. 축축하거나 차가우면 아직이에요. 2. 나무젓가락 — 화분 깊이 절반쯤 꽂았다 10분 뒤 빼 보세요. 젖은 흙이 묻어 나오면 속은 아직 젖어 있는 거예요. 겉흙만 보고 판단하면 여기서 많이 틀려요. 3. 화분 무게 — 물 준 직후 한 번 들어 보고 기억해 두세요. 들었을 때 확실히 가벼워졌을 때가 물 줄 때예요. 작은 화분이면 이게 제일 정확해요. ■ 식물마다 기준이 달라요 - 흙이 거의 다 말랐을 때: 산세베리아, 스투키, 금전수, 다육이처럼 잎이나 뿌리에 물을 저장하는 식물 - 겉흙 2~3cm가 말랐을 때: 몬스테라, 고무나무, 스킨답서스, 홍콩야자 같은 흔한 관엽식물 - 겉흙만 살짝 말랐을 때: 칼라데아, 아디안텀(공작고사리)처럼 흙이 바싹 마르는 걸 싫어하는 식물 같은 집, 같은 날에도 물 줄 화분과 건너뛸 화분이 갈리는 게 정상이에요. ■ 줄 때는 흠뻑 '조금씩 자주'도 흔한 실수예요. 줄 때는 화분 밑으로 물이 흘러나올 만큼 주고, 받침에 고인 물은 30분 안에 버려 주세요. 겉만 적시면 뿌리 아래쪽은 계속 말라 있고 위쪽만 늘 젖어 있게 돼요. ■ 흙이 일주일 넘게 안 마른다면 빛이 부족한 자리이거나, 화분이 식물에 비해 너무 크거나, 흙이 물을 오래 머금는 경우예요. 자리를 밝은 쪽으로 옮기는 게 먼저고, 다음 분갈이 때 배양토에 펄라이트를 2~3할 섞어 주면 흙이 훨씬 빨리 말라요. 지금 멀쩡한 식물을 굳이 분갈이할 필요는 없어요 — 가을엔 뿌리가 새로 자리 잡는 속도가 느려서, 급한 게 아니면 봄까지 기다리는 게 나아요. 혹시 집에 '흙이 잘 안 마르는 화분'이 있다면 어떤 식물인지, 어느 창가에 두셨는지 댓글로 알려 주세요. 같이 원인을 좁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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