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고무나무 잎이 하나둘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그런데 '잎이 떨어져요' 한 마디로는 원인을 못 골라요. 떨어진 잎이 원래 어디 붙어 있던 잎인지부터 보면 갈립니다. ■ 먼저, 어떤 고무나무인지 같은 '고무나무'로 팔려도 셋이 섞여 있어요. · 인도고무나무(Ficus elastica) — 두껍고 반질한 잎. 그냥 고무나무로 파는 대부분이 이것이고, 자리가 바뀌어도 비교적 둔한 편이에요. · 벵갈고무나무(Ficus benghalensis) — 잎이 더 얇고 잎맥이 연해요. · 떡갈고무나무(Ficus lyrata) — 바이올린 모양 큰 잎. 셋 중 자리 변화에 제일 예민해서 잎을 잘 떨궈요. 떡갈고무나무를 인도고무나무처럼 두면 잎이 떨어지는 게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관리법이 여기서 갈립니다. ■ 떨어진 자리로 가르기 1. 맨 아래 오래된 잎이 한두 장, 노랗게 된 뒤에 떨어졌다 → 위에서 새 잎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 노화예요. 그냥 두셔도 돼요. 2. 아래쪽부터 여러 장이 노래지고, 흙에 손가락을 두 마디 넣었는데 계속 축축하다 → 물이에요. 여기서 물을 더 주면 안 돼요. 3. 초록인 채로 뚝뚝 떨어진다. 그리고 최근 2주 안에 자리를 옮겼거나, 창문 여닫는 습관이 바뀌었다 → 환경이 급하게 바뀐 거예요. 9월에 제일 흔합니다. 4. 잎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마르다가 떨어진다 → 찬바람이에요. 창틀 바로 앞이나 현관문 옆인지 확인해 보세요. ■ 3번이라면, 다시 옮기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해요 잎이 떨어지니까 놀라서 원래 자리로 되돌리는 분이 많은데, 그러면 적응을 두 번 시키는 셈이라 또 떨궈요. 빛이 아주 부족한 자리만 아니라면 그대로 두고 2~3주 지켜보세요. 새 잎이 올라오면 적응한 거예요. ■ 2번이라면, 지금 흙을 갈지는 마세요 가을로 들어가면 뿌리가 회복하는 속도도 같이 느려져요. 과습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분갈이까지 하면 부담이 겹칩니다. 먼저 물을 끊고 흙이 마르게 두세요. 흙이 도무지 안 마르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건 다음 분갈이 때 흙에 펄라이트나 마사토를 섞어 물빠짐을 올리는 쪽으로 잡을 일이지 지금 할 일은 아니에요. ■ 자를 일이 있으면 유액을 조심하세요 고무나무는 잎이나 가지를 자르면 흰 즙이 나와요. 피부에 닿으면 따가울 수 있고, 강아지나 고양이가 핥거나 씹으면 침을 흘리거나 토할 수 있어요. 떨어진 잎도 아이나 반려동물 손 닿는 곳에 두지 마시고, 라텍스 알레르기가 있으시면 자를 때 장갑을 끼세요. ■ 모르는 건 모른다고 할게요 잎 한 장 떨어진 것만 보고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어요. 떨어진 자리, 흙 상태, 최근 2주 안에 바뀐 것 — 이 셋을 같이 봐야 갈립니다. 셋 다 해당이 없는데 계속 떨어진다면, 뿌리를 한 번 꺼내 보는 편이 빨라요. (한국 실내 기준, 9월 중순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