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정화 식물이라는 말 때문에, 어두운 방에서 죽는 식물이 많아요
"공기정화가 된다"는 말을 믿고 창 없는 방이나 화장실에 식물을 들이시는 분이 많아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식물이 먼저 지쳐요. 오늘은 짧게, 이 말이 어디서 나왔는지랑 자리를 어떻게 정하면 되는지만 말씀드릴게요. ■ 그 말은 1989년 밀폐 챔버 실험에서 나왔어요 NASA가 우주선 공기질을 연구하면서 한 실험이에요. 1세제곱미터도 안 되는 밀폐된 아크릴 상자에 식물을 넣고, 특정 화학물질 하나를 높은 농도로 주입한 뒤 줄어드는지를 봤어요. 실제로 줄었고, 그래서 "공기정화 식물"이라는 말이 퍼졌어요. 문제는 그 상자가 우리 방이 아니라는 거예요. 방에는 문틈도 있고 환기도 되고 부피도 훨씬 커요. 이후에 여러 연구를 모아 방 크기로 환산해 본 계산에서는, 창문 한 번 여는 것만큼의 효과를 내려면 1제곱미터당 수십 그루에서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거실에 화분 서너 개로는 측정이 어려운 수준이에요. ■ 대신 진짜로 되는 것도 있어요 - 습도: 잎에서 수분이 나오니까 여러 그루를 모아 둔 자리 주변은 습도가 조금 올라가요. 방 전체는 아니고 그 근처예요. - 사람 쪽: 식물이 있는 공간에서 스트레스나 집중력이 나아졌다는 연구가 여럿 있어요. 다만 조건에 따라 결과가 갈리기도 해서 숫자로 단정하진 않을게요. 식물을 두는 이유로는 이쪽이 훨씬 정직해요. ■ 자리는 공기가 아니라 빛을 기준으로 정하세요 9월부터는 해가 짧아져요. 여름 내내 버티던 어두운 자리가 겨울로 갈수록 더 어두워지고, 거기서 잎이 하나씩 지다가 봄에 빈 화분만 남는 경우가 많아요. 기준 하나만 드릴게요. 낮에 그 자리에서 책의 작은 글씨가 조명 없이 읽히지 않으면, 식물에게도 어두운 자리예요. 특히 산세베리아(Dracaena trifasciata)를 창 없는 방에 두시는 분이 많아요. 밤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성질(CAM)이 있는 건 맞지만 양이 아주 적고, 무엇보다 이 아이도 빛이 있어야 살아요. 튼튼해서 티가 늦게 날 뿐이에요. ■ 그래도 어두운 자리에 둬야 한다면 그 자리에서 견디는 종을 고르시는 게 맞아요. 한국 실내 기준으로 무난한 편은 이 둘이에요. - 테이블야자(Chamaedorea elegans): 저광량을 잘 견디고, 개·고양이에게 독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반려동물 있는 집에 권해요. - 스킨답서스(Epipremnum aureum): 어두운 자리에서도 잘 버텨요. 다만 옥살산칼슘이 있어서 강아지·고양이나 아이가 씹으면 입안이 붓고 아파요. 손 닿는 자리에는 두지 마세요. 산세베리아도 사포닌이 있어 반려동물이 먹으면 구토·설사를 해요. 어두운 자리라도 하루 몇 시간 식물등을 켜 주면 훨씬 오래 가요. 창가와 번갈아 자리를 바꿔 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혹시 공기정화 때문에 들이셨던 화분 있으세요? 지금 어느 자리에 있는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그 자리에 맞는 종으로 같이 봐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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