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내놨던 화분, 밤 최저 15도가 들이는 신호예요
여름 내내 베란다나 마당에 내놨던 화분들, 슬슬 들일 때가 다가와요. 한국 실내 기준으로 언제, 어떤 순서로 들이면 되는지 정리해 볼게요. ■ 기준은 낮 기온이 아니라 밤 최저기온이에요 낮에 25도라도 새벽에 12도까지 떨어지는 날이 9월엔 흔해요. 식물이 상하는 건 그 새벽 몇 시간이고요. 기상 앱에서 '밤 최저기온'만 보세요. 종에 따라 기준이 갈려요. - 열대 관엽류(몬스테라, 필로덴드론, 스킨답서스, 호야, 디시디아, 알로카시아) : 밤 최저 15도 아래로 자주 내려가기 시작하면 들이세요. 10도 아래는 냉해가 옵니다. 냉해는 그날 바로 티가 안 나고 며칠 뒤에 잎이 검게 물러지면서 나타나요. - 다육·선인장류 : 좀 더 버텨요. 다만 서리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들여야 하고, 밤에 5도 근처면 들이는 게 안전해요. - 고사리류 : 종마다 정반대라 한 줄로 못 잘라요. 자기 종 이름을 먼저 확인해 주세요. 지역차가 커요. 같은 9월 중순이어도 중부 내륙은 이미 10도 근처고 남부 해안은 아직 20도예요. 그래서 날짜가 아니라 자기 동네 예보로 정하시는 게 맞아요. ■ 들이기 전에 화분 밖부터 보세요 밖에 있던 화분에는 거의 항상 뭔가 같이 살고 있어요. 그대로 들이면 그게 집 안의 다른 식물로 옮겨가요. 확인할 곳은 네 군데예요. 1. 잎 뒷면과 잎겨드랑이 (잎자루가 줄기에 붙는 오목한 자리) 2. 흙 표면과 흙 속 1cm 3. 화분 바닥 배수구 4. 받침 밑 - 여기에 민달팽이나 지네가 붙어 있는 경우가 제일 많아요 눈에 보이는 건 우선 물로 씻어내세요. 잎 뒷면까지 샤워기로 훑어 주는 것만으로 상당수가 떨어져 나가요. 씻고 나면 잎이 마를 때까지 바람 통하는 곳에 두세요. 젖은 채로 어두운 실내에 넣으면 이번엔 곰팡이 쪽이 문제가 돼요. ■ 바로 합치지 말고 1~2주 떨어뜨려 두세요 씻어도 알까지는 잡히지 않아요. 응애나 깍지벌레는 알에서 다시 올라오는 데 1~2주가 걸리는데, 그 사이에 기존 식물들과 붙여 놓으면 그때는 집 안 전체 문제가 됩니다. 다른 방(또는 최소한 1m 이상 떨어진 자리)에 두고 열흘쯤 지켜보세요. 새로 뭔가 올라오면 그 화분만 처리하면 되니까요. 약을 써야 할 정도라면 벌레 종류부터 확인하고 그에 맞는 성분을 쓰셔야 해요. 응애는 살충제가 아니라 살비제 계열이어야 듣고, 깍지벌레는 밀랍 껍질 때문에 일반 살포로는 잘 안 들어요. ■ 들인 다음에 제일 많이 실수하는 것 : 물 이게 진짜 많아요. 밖에서 3일에 한 번 주던 화분을 실내에서도 3일에 한 번 주다가 뿌리를 썩힙니다. 실내는 바람이 없고 빛도 약해서 흙이 훨씬 늦게 말라요. 같은 화분이 밖에서 3일이면 실내에서는 일주일에서 열흘까지 갈 수 있어요. 달력이 아니라 흙을 보세요. 손가락을 2~3cm 넣어 보고 축축하면 그냥 두시면 됩니다. 비료도 이 시기엔 줄이는 쪽이 무난해요. 해가 짧아지면서 새 잎이 잘 안 나오는데 비료만 계속 들어가면 흙에 쌓이거든요. 다만 실내 온도가 20도 이상 유지되고 새순이 계속 올라오는 집이라면 묽게 이어가도 괜찮아요. 이건 집집마다 갈려서 하나로 못 잘라 드리겠어요. ■ 자리는 밝은 곳부터, 천천히 밖에 있던 식물은 실내 창가보다 훨씬 밝은 빛에 적응해 있어요. 갑자기 안쪽 선반에 넣으면 잎을 우수수 떨어뜨립니다. 가장 밝은 창가에 먼저 두고, 자리를 옮겨야 한다면 일주일 간격으로 조금씩 옮겨 주세요. ■ 반려동물과 아이가 있다면 이때 한 번 보세요 놓치기 쉬운 부분이에요. 밖에 있을 때는 닿지 않던 화분이 실내 바닥에 놓이면서 갑자기 손과 입이 닿는 자리가 돼요. 몬스테라(Monstera deliciosa), 필로덴드론(Philodendron spp.), 스킨답서스(Epipremnum aureum), 디펜바키아(Dieffenbachia spp.)는 잎과 줄기에 옥살산칼슘 결정이 있어요. 씹으면 입안과 혀가 찌르듯 아프고 붓습니다. 대개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이나 고양이한테는 충분히 응급 상황이 돼요. 이런 종은 처음부터 높은 선반이나 문 닫히는 방에 자리를 잡아 주세요. 나중에 옮기려면 또 적응 문제가 생기니까요. 혹시 지금 밖에 뭘 두고 계신가요? 종 이름을 댓글로 남겨 주시면 그 종은 언제까지 버티는지, 들일 때 뭘 더 봐야 하는지 같이 봐 드릴게요.

댓글 0개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