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스테파니아 잎이 한두 장씩 노래진다는 이야기가 늘어요. 여기서 물을 더 주면 대부분 그대로 무르고, 겁이 나서 아예 끊어도 아직 잎이 남아 있는 개체는 상해요. 잎만 봐서는 안 갈리는데, 괴경을 한 번 눌러보면 거의 갈려요. ■ 먼저 이름부터요 '스테파니아 노바'는 학명이 아니라 유통명에 가까워요. 국내에 들어오는 건 대개 Stephania erecta 로 유통되는 동남아산 괴경이고, 같은 속의 다른 종(S. kaweesakii, S. suberosa 등)이 섞여 들어오기도 해요. 정확한 동정은 꽃을 봐야 하는데 괴경만 수입해 발근시킨 상태라 판매자도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다만 오늘 이야기 - 괴경에서 덩굴이 올라오고, 건기에 잎을 떨구고 쉬는 성질 - 은 이 무리에 공통이라 그대로 적용돼요. 수베로사처럼 괴경 껍질이 코르크질로 두꺼운 종은 물을 더 아끼시면 돼요. ■ 9월에 잎이 노래지는 이유는 셋이에요 1) 휴면. 자생지가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게 갈리는 곳이라, 원래 잎을 떨구고 괴경만 남아 쉬어요. 한국 실내에서는 광량과 기온이 함께 떨어지는 가을에 들어가는 개체가 많아요. 다만 실내가 따뜻하고 밝으면 휴면 없이 겨울을 나기도 해요. 개체마다 갈려서 "9월이니까 휴면"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요. 2) 과습으로 괴경이 무르는 중. 여름 물주기 간격을 그대로 두면 이맘때부터 흙이 안 말라요. 3) 자리를 옮긴 스트레스. 여름 내 베란다에 뒀다가 안으로 들이면 광량이 확 떨어지면서 오래된 잎부터 정리해요. ■ 괴경을 눌러보세요 가장 확실한 건 손으로 눌러보는 거예요. 단단하고 마른 느낌 / 오래된 잎부터 순서대로 노래짐 / 줄기가 마르면서 지고 있음 → 휴면이거나 스트레스예요. 정상입니다. 물렁하거나 누른 자리가 들어감 / 젖은 냄새가 남 / 줄기 밑동이 검게 무름 / 노래지기도 전에 잎 전체가 한꺼번에 축 처짐 → 부패가 진행 중이에요. 물을 즉시 끊으세요. 부패 쪽이면 물을 끊고 바람이 통하는 자리로 옮겨요. 무른 부분이 일부라면 깨끗한 칼로 도려내고 마른 자리에서 며칠 말려주세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괴경 절반 이상이 물렀을 때 되살아나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 잎이 다 지면 물은 거의 끊어요 잎이 남아 있는 동안은 흙 속 2~3cm가 마르면 주시고, 잎이 다 지면 사실상 단수예요. 완전히 끊는 분도 있고 한 달에 한 번 겉흙만 살짝 적시는 분도 있는데, 헷갈리시면 적게 주는 쪽을 고르세요. 잎이 없으면 물을 끌어올릴 곳이 없어요. 젖은 흙에 괴경만 잠겨 있는 상태가 제일 위험해요. 봄에 온도가 오르면 괴경 위쪽에서 새순이 올라오는데, 그때부터 다시 주기 시작하시면 돼요. ■ 애초에 안 무르게 하려면, 흙과 심는 깊이 괴경을 흙에 다 묻지 마세요. 3분의 1에서 절반쯤은 흙 위로 내놓고 심어요. 묻힌 부분이 젖은 흙에 계속 닿아 있으면 거기서부터 물러요. 흙은 배수가 먼저예요. 일반 배양토만 쓰면 이 계절에 잘 안 마르니까, 마사토나 펄라이트를 절반 가까이 섞어서 물이 고이지 않고 통과해 빠지게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분갈이는 지금 하지 마세요. 휴면에 들어가는 시점이라 뿌리가 회복할 힘이 없어요. 새순이 올라오는 봄이 맞아요. ■ 반려동물이나 아이가 있다면 스테파니아 속은 약리 활성이 강한 알칼로이드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무리예요. 반려동물 안전성이 확인된 식물이 아니니까 안전하다고 보지 마시고, 닿지 않는 자리에 두세요. 잎을 뜯어 먹는 고양이나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면 특히요. 한국 실내 기준으로, 9월 초에 쓴 글이에요. 베란다처럼 바깥 기온을 그대로 받는 자리면 한두 주 빨라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