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 꽃이 진 자리, 그 마른 꽃대를 자르면 내년에 그 자리에서 안 펴요
9월이 되면 호야 꽃이 하나둘 져요. 시든 꽃송이가 떨어지고 나면 그 자리에 마른 나뭇가지 같은 짧은 돌기가 남는데, 이게 지저분해 보여서 가위로 툭 잘라내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그걸 자르면 내년에 그 자리에서는 꽃이 안 펴요. ■ 그 돌기가 꽃대(화경)예요 호야는 다른 식물과 꽃 피는 방식이 달라요. 대부분의 식물은 꽃이 지면 그 꽃자루도 같이 말라 떨어지는데, 호야는 꽃대(화경, peduncle)를 그대로 남겨두고 이듬해 같은 자리에서 또 피워요. 해를 거듭할수록 그 꽃대가 조금씩 길어지고, 한 번에 맺히는 꽃송이 수도 늘어요. 그러니까 그 마른 돌기는 죽은 부분이 아니라 다음 꽃이 나올 자리예요. 잘라내면 식물은 새 꽃대를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고, 그동안은 꽃을 못 봐요. ■ 어떤 호야가 그런가요 호야 카노사(Hoya carnosa) 계열이 대표적이에요. 우리가 흔히 '호야'라고 부르는 그 종이고, 카노사 레드나 다크레드 같은 것들이 여기 들어가요. 하트호야(Hoya kerrii), 커티시(Hoya curtisii), 파라시티카(Hoya parasitica), 메모리아(Hoya memoria)도 같은 방식으로 꽃대를 재사용해요. 종은 달라도 이 부분은 공통이에요. 다만 잎 한 장만 꽂혀 있는 하트호야는 얘기가 좀 달라요. 그건 잎꽂이라 줄기 마디가 없어서, 몇 년을 키워도 덩굴이 안 올라오고 꽃도 안 펴는 경우가 흔해요. 관리를 못해서가 아니에요. ■ 이건 잘라도 돼요 - 완전히 갈색으로 말라 바스러지는 잎 - 꽃대가 아니라 줄기 끝이 검게 무른 부분 꽃대인지 아닌지 헷갈리면 그냥 두세요. 안 잘라서 손해 볼 일은 없는데, 잘라서 잃는 건 되돌릴 수가 없어요. ■ 꽃이 안 핀다고 큰 화분으로 옮기지 마세요 두 번째로 많이 하시는 게 이거예요. 호야는 뿌리가 화분에 꽉 찼을 때 오히려 꽃이 잘 펴요. 원래 나무에 붙어 사는 착생성 식물이라 뿌리가 크게 뻗을 자리를 기대하지 않거든요. 큰 화분으로 옮기면 식물은 한동안 뿌리를 채우는 데 힘을 쓰고, 그동안 꽃은 뒤로 밀려요. 흙도 많아져서 잘 안 마르고요. 분갈이가 정말 필요하다면(뿌리가 배수구로 빠져나오거나 물이 안 스밀 때) 지금 화분보다 한 치수만 올리고, 흙은 물이 잘 빠지게 섞어 주세요. 코코피트 또는 상토 : 펄라이트 : 난석을 1 : 1 : 1 정도로 섞으면 무난해요. 일반 상토만 쓰면 너무 오래 젖어 있어요. ■ 9월 한국 실내 기준 관리 - 자리: 커튼 너머 밝은 빛이 좋아요. 여름 내내 그늘에 뒀다면 지금 조금 더 밝은 쪽으로 옮겨 주세요. 다만 갑자기 강한 직광에 내놓으면 잎이 타요. - 물: 흙이 속까지 마르고 나서 하루이틀 뒤에 주세요. 잎이 두툼해서 물을 저장하는 종이라, 늦게 주는 것보다 자주 주는 쪽이 훨씬 위험해요. - 비료: 10월로 넘어가면 성장이 느려지니 지금부터는 양과 횟수를 줄여가세요. ■ 솔직히 모르는 부분 꽃대를 살려뒀다고 내년에 반드시 핀다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다시 피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종과 개체, 그해 빛의 양에 따라 갈려요. 몇 달 만에 다시 피는 것도 있고 한두 해를 건너뛰기도 해요. 확실한 건 잘라내면 그만큼 더 걸린다는 것 하나예요. ■ 반려동물·아이가 있다면 호야 카노사는 반려동물에 비교적 안전한 편으로 알려져 있어요. 다만 안전하다고 알려진 것과 먹여도 된다는 건 다른 얘기예요.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흰 유액이 나오는데, 피부나 눈에 닿으면 자극이 될 수 있어요. 손질하고 나면 손을 씻어 주시고, 잘라낸 줄기는 아이나 동물 손이 닿는 데 두지 마세요. 지금 호야 화분이 있으시면 꽃 졌던 자리를 한 번 봐 주세요. 아직 안 자르셨다면 그대로 두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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