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에 하얀 점이 점점이 번진다면 응애예요, 거미줄이 보이면 이미 늦은 거고요
요즘 들어 잎 색이 뿌옇게 바랬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물을 줄인 것도 아니고 자리를 옮긴 것도 아닌데요. 잎을 뒤집어 보셨다면 아마 답이 거기 있을 거예요. 증상부터 확인해요 - 잎 앞면에 바늘로 콕콕 찍은 듯한 하얀 점, 또는 노란 점이 번져요 - 그 점들이 늘어나면서 잎 전체가 뿌옇게, 색이 빠진 것처럼 바래요 - 잎 뒷면이 손끝에 까슬하고, 먼지 같은 게 앉아 있어요 - 새순이나 잎자루 사이에 아주 가는 거미줄이 보여요 마지막 줄까지 왔다면 이미 개체 수가 꽤 늘어난 상태예요. 거미줄은 초기 증상이 아니라 후기 증상이에요. 응애는 벌레가 아니에요 점박이응애(Tetranychus urticae)는 곤충이 아니라 거미강에 속해요. 다리가 여덟 개고, 크기가 0.5mm가 안 돼서 맨눈으로는 거의 안 보여요. 그래서 "벌레는 안 보이는데 잎만 이상해요"가 이 문제의 가장 흔한 첫 문장이에요. 확인 방법은 간단해요. 흰 종이를 잎 밑에 대고 잎을 톡톡 털어 보세요. 먼지 같은 점들이 움직이면 응애예요. 안 움직이면 그냥 먼지고요. 왜 하필 지금인가요 응애는 덥고 건조할수록 번식이 빨라져요. 여름 내내 에어컨을 튼 실내가 딱 그 조건이에요. 그래서 여름 동안 조용히 늘어난 개체가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에 눈에 띌 만큼 잎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 실내 기준으로 지금이 그 시기예요. 잘 걸리는 건 잎이 얇고 넓은 것들이에요. 아레카야자·테이블야자 같은 야자류, 칼라데아와 마란타, 알로카시아, 벤자민고무나무가 대표적이에요. 몬스테라 델리시오사처럼 잎이 두꺼운 종은 상대적으로 덜 걸리지만, 안 걸린다는 뜻은 아니에요. 오늘 할 수 있는 것 1. 격리부터 해요. 응애는 옆 화분으로 걸어서 옮겨가요. 잎이 닿아 있으면 며칠이면 넘어가요. 다른 식물과 30cm 이상 떨어뜨려 두세요. 2. 물로 씻어내요. 이게 가장 확실한 첫 걸음이에요. 욕실에서 잎 뒷면 위주로 샤워기를 대고 씻어내면 물리적으로 수가 확 줄어요. 흙은 비닐이나 랩으로 덮어서 물이 과하게 들어가지 않게 해 주세요. 3. 3~5일 간격으로 반복해요. 한 번으로는 안 끝나요. 알은 씻겨도 남고, 며칠 뒤에 다시 부화해요. 두세 번은 반복한다고 생각하시는 게 맞아요. 4. 심한 잎은 잘라내요. 이미 하얗게 바랜 잎은 회복되지 않아요. 광합성도 거의 못 하고 응애의 서식처만 되니까, 아깝더라도 정리하는 편이 나아요. 약을 쓴다면 씻어내기로 안 잡히면 살비제(응애 전용 약제)를 씁니다. 제품명 대신 성분으로 말씀드릴게요. - 아바멕틴, 아세퀴노실 같은 성분이 원예용 살비제로 흔히 나와 있어요 - 대부분 알에는 잘 안 들어요. 그래서 5~7일 간격으로 2~3회 반복해야 해요 - 같은 성분만 반복하면 저항성이 생겨요. 반복할 때는 성분이 다른 것으로 바꿔 주세요 - 잎 뒷면에 묻어야 의미가 있어요. 응애는 뒷면에 살아요 안전 수칙도 같이 지켜 주세요. 실내 밀폐 공간에서 뿌리지 마시고, 베란다 문을 열거나 실외에서 뿌린 뒤 완전히 마른 다음 들이세요. 반려동물과 아이는 그동안 접근을 막아 주세요. 원예용 살비제는 사람이나 동물이 먹으라고 만든 게 아니에요. 응애가 아닐 수도 있어요 잎 뒷면이 까슬한데 종이에 털어도 점이 안 움직인다면, 응애가 아니라 총채벌레일 수 있어요. 총채벌레는 잎에 은색으로 긁힌 듯한 자국을 남기고, 그 옆에 아주 작은 검은 점(배설물)이 같이 보여요. 둘은 대처가 달라요. 확실하지 않으면 잎 뒷면을 확대해서 찍어 보시고, 그래도 애매하면 사진과 함께 물어봐 주세요. 잘못 짚으면 약만 쓰고 벌레는 그대로예요. 다음을 위해 새 식물을 들이면 2주 정도는 기존 식물들과 떨어뜨려 두세요. 응애가 들어오는 가장 흔한 경로가 새로 들인 화분이에요. 2주만 지켜보면 대부분 드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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