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테라를 들이고 잎이 몇 장 나왔는데 계속 통잎만 나오면, 대부분 "빛이 부족한가?" 부터 걱정하세요. 빛이 맞는 경우가 많긴 한데, 그 전에 먼저 확인할 게 있어요. ■ 1. 지금 키우는 게 정말 갈라지는 종인가요? "몬스테라"로 팔리는 식물이 한 종이 아니에요. 여기서 갈리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 몬스테라 델리시오사(Monstera deliciosa) —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그 몬스테라예요. 자라면서 잎 가장자리가 갈라지고, 더 크면 안쪽에 구멍까지 생겨요. · 몬스테라 아단소니(Monstera adansonii) — 잎 가운데에 구멍(천공)이 뚫리는 종이에요. 가장자리가 시원하게 갈라지는 모양은 원래 잘 안 나와요. 아단소니를 키우면서 델리시오사처럼 갈라지길 기다리면, 아무리 잘 키워도 그 모양은 안 와요. · 미니 몬스테라 — 이름은 몬스테라인데 사실 라피도포라 테트라스페르마(Rhaphidophora tetrasperma)라는 다른 속의 식물이에요. 이 아이는 갈라지는 게 맞아요. 먼저 이것부터 확인해 보세요. 종이 다르면 뒤에 나오는 이야기는 다 소용이 없어요. ■ 2. 아직 어린 개체는 통잎이 정상이에요 델리시오사가 맞다면, 다음은 나이예요. 몬스테라는 어릴 때 나오는 잎(유형기 잎)이 원래 작고 하트 모양의 통잎이에요. 갈라지는 건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 시작돼요. 기준은 잎 장수가 아니라 줄기가 굵어지고 있는지예요. 새 잎이 이전 잎보다 조금씩 커지고 마디가 굵어지면 잘 가고 있는 거예요. 반대로 새 잎이 갈수록 작아진다면, 그건 나이 문제가 아니라 환경이 부족하다는 신호예요. ■ 3. 그다음이 빛이에요 여기까지 확인했는데도 통잎만 나온다면, 한국 실내 기준으로는 빛이 제일 흔한 원인이에요. 몬스테라는 원래 나무를 타고 올라가면서 위쪽의 밝은 빛을 받는 식물이에요. 갈라진 잎은 그 밝은 자리에서 만들어져요. 그런데 실내에서는 "밝다"고 느끼는 자리가 생각보다 어두워요. 사람 눈은 어두운 곳에 잘 적응하거든요. · 창에서 멀어질수록 빛은 급격히 줄어요. 거실 한가운데는 창가와 완전히 다른 환경이에요. · 한여름 남향 직광은 오히려 잎을 태워요. 밝지만 직광은 아닌 자리, 예를 들면 동향 창가나 남향 창에서 얇은 커튼을 한 겹 친 자리가 무난해요. · 잎 색이 진해지고 잎자루가 길게 늘어지면서 한쪽으로 기울면, 빛을 찾아가고 있다는 뜻이에요. ■ 4. 타고 올라갈 것을 주면 달라져요 이건 덜 알려졌는데, 몬스테라는 등반성이라 뭔가를 타고 오를 때 잎이 더 커지고 더 잘 갈라져요. 수태봉이나 나무 지주를 세워 주고 공중뿌리를 그쪽으로 붙여 주면, 다음에 나오는 잎부터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바닥에 늘어져 기는 상태로만 두면 잎이 잘 안 커져요. ■ 지금(8월 말) 뭘 하면 될까요 한국 실내 기준으로 지금은 성장기가 끝나가는 시기예요. 자리를 지금 옮겨 주는 건 좋지만, 효과는 이번 가을에 바로 안 보일 수 있어요. 가을·겨울에는 새 잎 자체가 잘 안 나오거든요. 자리를 바꿨다면 내년 봄에 나오는 잎으로 판단하시는 게 맞아요. 이번 달 안에 갈라진 잎을 보려고 비료를 몰아 주는 건 오히려 뿌리에 부담이 돼요. ■ 솔직히 모르는 부분 같은 조건에서도 개체마다 갈라지기 시작하는 시점이 꽤 달라요. "잎 몇 장부터 갈라진다", "몇 럭스면 된다" 같은 숫자를 딱 잘라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종과 나이를 먼저 확인하고, 그다음 빛과 지지대를 손보면서 새 잎을 관찰하시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 반려동물·아이가 있다면 몬스테라는 옥살산칼슘 성분이 있어서 씹거나 삼키면 입안과 목이 따갑고 붓고, 침을 흘리거나 구토를 할 수 있어요. 강아지·고양이,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손이 닿지 않는 자리에 두세요. 잎을 자르거나 분갈이할 때 나오는 수액도 피부가 예민한 분은 따가울 수 있으니 장갑을 끼시는 게 좋아요. 통잎도 예쁘지만 갈라진 잎을 기다리셨다면, 오늘은 종 이름부터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생각보다 여기서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