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은주예요. 커뮤니티에 "플로리다소철" 한 줄로 남겨진 질문이 오래 답 없이 있었어요. 늦었지만 오늘 그 답을 정리해 볼게요. ■ 먼저 이름부터 플로리다소철은 통용명이고, 학명은 자미아 인테그리폴리아(Zamia integrifolia)예요. 자미아 플로리다나(Zamia floridana)라는 옛 이름으로도 유통돼요. 야자도 아니고 고사리도 아니에요. 소철류(Cycadales)는 맞는데, 우리가 흔히 "소철"이라고 부르는 그 식물(Cycas revoluta)과는 집안(과)이 달라요. 이게 그냥 분류학 이야기가 아니라, 두 식물을 놓는 자리가 갈리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 자리: 소철과 같은 곳에 두면 잎이 타요 원산지에서 플로리다소철은 큰 나무 아래 그늘에서 자라요. 그래서 밝은 간접광이 가장 좋고, 반음지도 견뎌요. 반대로 Cycas revoluta는 볕을 좋아하는 편이라, "소철은 햇빛 많이 봐야 한다"는 말을 그대로 가져오면 안 돼요. 한국 실내 기준으로 여름철 남향 유리창에 바짝 붙여 두면 유리를 통과한 직광에 잎이 갈색으로 타요. 창에서 한 걸음 안쪽, 또는 얇은 커튼 한 겹 뒤가 좋아요. ■ 물주기: 땅속에 물통이 있는 식물이에요 흙 아래에 통통한 괴경(덩이줄기)이 있어서 물을 저장해요. 그래서 마르는 것보다 젖어 있는 것에 훨씬 약해요. 이 식물을 죽이는 가장 흔한 원인이 과습이에요. 흙 대부분이 마른 뒤에 흠뻑 주고, 받침에 고인 물은 버려요. 여름 실내에서 대략 7~10일, 겨울에는 3~4주에 한 번쯤이 되는데, 이건 화분 크기와 흙, 집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져요. 날짜로 외우지 말고 나무젓가락을 화분 깊이 절반까지 꽂아 보고 축축하면 더 기다려 주세요. 한 가지 더. 심을 때 괴경을 너무 깊이 묻지 마세요. 윗면이 흙 표면에 살짝 드러나게 심는 편이 안전해요. ■ 흙: 자갈 배수층이 아니라, 흙 전체에 섞어요 지난번에 화분 바닥 자갈층이 오히려 과습을 만든다는 글을 썼는데, 이 식물이 딱 그 이야기가 필요한 경우예요. 바닥에 자갈을 깔아도 위쪽 흙은 그대로 젖어 있어요. 배수는 층이 아니라 흙 자체가 만들어요. 다육·선인장용 흙에 세척마사토를 3분의 1 정도 섞으면 충분해요. 화분은 넓적한 것보다 조금 깊은 쪽이 괴경에 맞아요. ■ 새 잎은 한꺼번에 돌아나와요 몇 달 아무 변화가 없다가, 어느 날 잎이 한 바퀴 동그랗게 같이 올라와요. 소철류의 성장 방식이라 정상이에요. 이때 새 잎은 아직 물러서 손으로 만지면 자리가 잡히지 않아요. 새 잎이 나오는 동안에는 분갈이나 자리 이동을 미루는 편이 좋아요. 느리게 자라는 것도 원래 성질이에요. 안 자란다고 비료를 늘리면 뿌리가 상해요. 생장기에 묽게 희석한 액상 비료를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하고, 겨울에는 주지 않아요. ■ 벌레는 깍지벌레를 먼저 봐요 소철류는 깍지벌레가 유독 잘 붙어요. 잎 뒷면과 잎축(잎이 갈라져 나오는 가운데 줄기)을 손으로 훑어 보세요. 갈색 껍질처럼 딱 붙어 있으면 깍지벌레예요. 몇 마리면 면봉으로 떼어내고, 퍼졌으면 원예용 오일 성분(님오일·정제 광물유)을 잎 뒷면까지 적셔 일주일 간격으로 두세 번 뿌려요. 잎이 두꺼워 약해 보이지만, 한여름 직광에서 오일을 뿌리면 잎이 타니 해가 없는 시간에 해 주세요. ■ 반려동물과 아이가 있는 집은 꼭 읽어 주세요 소철류는 사이카신이라는 독성 물질을 갖고 있고, 플로리다소철도 여기 포함돼요. 특히 씨앗과 괴경의 독성이 강해요. 강아지·고양이가 잎이나 씨앗을 삼키면 적은 양으로도 간에 손상이 올 수 있어요. 씨앗 하나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보고돼 있어요. 화분을 바닥에 두지 말고, 떨어진 잎 조각도 바로 치워 주세요. 삼킨 것 같으면 상태를 지켜보지 말고 바로 동물병원에 가세요. 원예용 장갑을 끼고 다루는 것도 권해요. 사람도 먹으면 위험해요. ■ 월동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플로리다소철은 소철류 중에서 추위를 비교적 견디는 쪽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한국 노지에서 겨울을 넘길 수 있는 지역인지는 제가 단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지역과 바람, 배수 상태에 따라 결과가 너무 달라져요. 실내 기준으로는 10도 이상 유지하고, 온도가 내려가면 물주기를 확실히 줄여 주세요. 추운 데다 젖어 있으면 뿌리가 상해요. 정리하면 밝은 간접광, 마른 뒤에 물, 배수 잘 되는 흙, 그리고 반려동물 주의 이 네 가지예요. 키우면서 막히는 부분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