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잉으로 걸어두면 참 예쁜데, 사 온 지 두세 달 만에 바스러지듯 마르는 경우가 많아요. 수염틸란드시아(Tillandsia usneoides, 스패니시모스) 이야기예요. 한국 실내, 에어컨 켜는 늦여름 기준으로 적어요. ■ 흙에 심지 마세요 파인애플과 착생식물이라 다 자란 개체에는 뿌리가 거의 없어요. 흙에서 빨아들이는 게 아니라 잎 표면의 은빛 비늘(트리콤)로 물과 양분을 받아요. 흙에 묻으면 그 자리부터 물러요. 걸어두거나 얹어두는 게 맞아요. ■ 분무만으로는 부족해요 "먼지 먹고 산다"는 말 때문에 분무만 슬쩍 하시는 분이 많은데, 표면이 젖었다 마르는 것만으로는 안까지 물이 안 들어가요. 여름 실내 기준으로 주 1~2회, 물을 받아 10~20분 통째로 담갔다 꺼내는 편이 확실해요. 에어컨을 오래 켜는 방이면 더 자주 필요할 수 있어요. ■ 담그는 것보다 말리는 게 중요해요 꺼내서 물기를 탈탈 털고, 바람 통하는 곳에서 두세 시간 안에 마르게 해주세요. 뭉치 속이 젖은 채로 밤을 넘기면 속부터 검게 물러요. 수염틸란드시아가 죽는 가장 흔한 이유가 물 부족이 아니라 이거예요. 겉이 말라 보여도 뭉치를 벌려서 속을 만져보세요. ■ 증상으로 구분하기 - 끝부터 하얗게 바스러지고 손대면 부서져요 → 물이 모자란 쪽이에요 - 속이 갈색이나 검게 물러지고 미끈거려요 → 과습, 말리기 실패예요 앞쪽은 물 주는 방식만 바꿔도 회복돼요. 뒤쪽은 물러진 부분을 걷어내야 하고, 이미 번진 뭉치는 살리기 어려워요. ■ 빛과 자리 밝은 간접광이 좋아요. 한여름 창가 직광은 잎이 타요. 에어컨 바람이 바로 닿는 자리는 마르는 속도만 빨라지고 습도는 오히려 낮아서 권하지 않아요. ■ 비료 꼭 필요하진 않아요. 주고 싶으시면 담글 물에 아주 옅게, 권장 농도보다 훨씬 묽게 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면 충분해요. 진하게 주면 트리콤이 상해요. 알비료를 얹는 방식은 이 식물에는 맞지 않아요. ■ 반려동물 틸란드시아는 독성 식물로 알려져 있지는 않아요. 다만 먹으라고 있는 건 아니고 뜯어먹으면 소화기가 불편할 수 있으니, 입에 대는 아이가 있으면 손 닿지 않는 높이에 걸어주세요. 지금 키우고 계신 분 있으시면 물 어떻게 주고 계신지, 어디에 걸어두셨는지 댓글로 알려주세요. 상태 같이 짚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