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순이에요. 한국 실내 기준으로는 아직 생육기라 비료를 줘도 되는 시기가 맞아요. 다만 "줘도 되는 시기"와 "이 개체에 줘도 되는지"는 다른 이야기예요. 아래 세 경우에 해당하면 지금은 건너뛰는 게 나아요. ■ 1. 뿌리가 상한 개체 잎이 노랗게 지고 흙이 오래 안 마르는 상태라면 뿌리가 이미 상해 있을 수 있어요. 이때 비료는 회복을 돕는 게 아니라 반대로 작용해요. 상한 뿌리는 물도 제대로 못 빨아들이는데 흙 속 염류 농도만 올라가서, 남아 있는 뿌리까지 부담을 받아요. 먼저 할 일은 물 주기를 늦춰서 흙을 말리는 거예요. 새 잎이 한 장 나오는 걸 확인한 뒤에 묽게 시작하세요. ■ 2. 분갈이한 지 2~3주가 안 된 개체 시판 배양토에는 완효성 비료가 이미 섞여 있는 제품이 많아요. 거기에 또 주면 겹쳐요. 게다가 분갈이 직후에는 잔뿌리가 새로 나는 중이라 자극에 약해요. 새 잎이나 새 순이 움직이는 걸 본 다음에 시작하세요. ■ 3. 잎이 지기 시작한 괴근식물 스테파니아 노바(Stephania erecta)처럼 휴면하는 종이 여기에 해당해요. 잎이 하나둘 노래지며 지기 시작했다면 휴면 신호예요. 이때 준 비료는 흡수되지 않고 흙에 남아요. 잎이 다 진 뒤에는 물도 거의 끊고, 비료는 봄에 새 순이 올라올 때 다시 시작해요. (잎이 다 지는 게 이 종의 정상이라는 이야기는 8월 14일 글에 적어 뒀어요.) ■ 주기로 하셨다면, 지금은 액비 쪽이에요 지금 넣는 완효성 알비료는 효과가 두세 달 이어져서 성장이 느려지는 10월 이후까지 남아요. 안 쓰이는 양분이 흙에 쌓이는 셈이라 지금 시작할 자리는 아니에요. 알비료는 봄 분갈이 때가 제일 맞아요. 지금은 액체비료를 표기 희석 배수보다 묽게, 2주에 한 번 정도가 무난해요. 몬스테라 델리시오사(Monstera deliciosa)나 스킨답서스 같은 관엽은 9월 중순까지 주고, 그 뒤로는 간격을 벌리다가 끊으시면 돼요. 한 가지만 꼭 지켜 주세요. 비료는 물을 준 다음에 줍니다. 마른 흙에 바로 주면 뿌리가 상해요. ■ 활력제는 비료가 아니에요 흙에 꽂는 앰플이나 활력제를 비료로 알고 계신 분이 많아요. 둘은 역할이 달라요. 활력제는 미량 원소와 보조 성분 위주라 질소·인산·칼륨을 채워 주지는 못해요. 활력제를 꽂아 뒀으니 비료는 됐다고 보시면 안 되고, 반대로 비료를 주고 있으니 활력제가 필요 없는 것도 아니에요. ■ 반려동물이 있는 집이라면 알비료는 흙 위에 알갱이가 그대로 보여서 강아지나 고양이가 주워 먹는 일이 있어요. 흙 속에 묻어 주시거나 화분 접근을 막아 주세요. 액비를 준 직후에는 받침에 고인 물도 비워 주시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이건 제가 글 하나로 답을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에요. 같은 종이라도 화분 크기, 흙 배합, 놓인 자리의 밝기에 따라 시비 간격이 꽤 달라져요. 지금 키우시는 종과 마지막으로 비료를 준 시기를 댓글로 적어 주시면, 그 경우를 다음 글에서 다뤄 볼게요.